Moon in Melbourne


My life happens here.

Archive for February, 2007

멱감기

author Posted by: H. Moon™ on date Feb 20th, 2007 | filed Filed under: Melbourne, Australia, pix
395303474 6A799Ccc26 O 1

낮기온이 35도 - 혹자는 38도라고도 하던데 - 를 넘나들던 미친 날씨의 일요일 오후.
결혼식에 초대되어서 시커먼 정장을 입은채 땀을 비오듯이 흘리다가 선착장에서 멱을 감는 아이들을 보았다.
멱을 감으면서도 온 등판에 허옇게 선크림을 잊지 않는 모습에서 얼마나 호주스러운 모습이 느껴지던지.
사진을 찍고 나서 나를 돌아보고 포즈를 취해줬는데 메모리가 꽉 차는 바람에 모르고 지웠나보다.

395307503 8C3971236F O 1

누가 호주 남부의 날씨 아니랄까봐… 불과 몇시간 후에 비를 잔뜩 머금은 구름들이 스멀스멀 몰려오더니만, 저 멀리 수평선에선 벌써 비를 뿌리고 있더라. 저 비가 내가 있는 곳 까지 달려오는데 겨우 한시간이나 걸렸나? 낮엔 땀으로 젖어, 저녁엔 비로 젖어, 이래저래 엄청 젖은 날.

커튼

author Posted by: H. Moon™ on date Feb 14th, 2007 | filed Filed under: Misc., pix
2007-02-14 At 17-16-07 (1)

요 며칠간 아침부터 쿵쾅거리고, 뚝딱거리고, 삐걱삐걱거리더니만 창문너머 건너에 저런 걸 세워놨다.
그렇잖아도 페인트가 다 일어나서 흉물스러운 건물 이었는데, 비닐로 커튼을 친 것 보니까 재도장 작업에 들어가는 듯 하다.
한 1/4 정도 비닐을 씌운듯 하니, 앞으로도 족히 일주일은 넘어야 저 비닐을 다 씌울테고 그때까진 계속 뚝딱거리는 소리는 들어야겠지.

카트리나의 상처는 아직 그대로인가.

author Posted by: H. Moon™ on date Feb 13th, 2007 | filed Filed under: Misc.
Katrina Topgear Screen Shot 1 1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중의 하나인 ‘Top Gear‘.
영국 BBC 에서 만드는 프로그램으로서, 자동차를 소재로 하여 다양한 주제와 접근방법을 가지고 매회 한시간짜리의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대부분은 신차 테스트거나 테마를 가지고 차를 테스트하는 내용인데, 이번 회에는 한시간 전체를 할애하여 미국에서 촬영을 하였다.
세명의 진행자가 각자 $1,000 의 범위 안에서 중고차를 구입한 후에, 플로리다, 앨러배마, 미시시피를 거쳐 루이지애나에 이르는 약 800마일에 해당하는 거리를 얼마나 무사히 주파할 수 있는가를 과제로 두고 방송을 진행했다.

항상 그렇듯이 영국 특유의 블랙코미디나, Political Correctness 를 정면으로 비웃는 직설적인 농담등을 기대했고 역시나 미국은 신나게 비꼬는 jeremy 의 달변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쪽으로 즐거웠다. 앨러배마에선 선정적인 문구를 자동차에 써넣는 과제를 수행하면서 카메라팀까지 redneck 들에게 돌팔매를 당하는 일도 겪었고, Fat Stig 까지 등장했으니 정말 신나게 한 판 놀다온 것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마지막 목적지인 루이지애나에 도착하면서 그 양상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태풍 카트리나가 할퀴고간지 거의 일년이 넘었는데, 화면속의 루이지애나는 철저하게 파괴된 그대로였고, Jeremy 는 ‘어떻게 세계 제1의 초강국이라고 하는 미국에서 12개월이 지나도록 이런 광범위한 파괴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을 수 있으며, 어떻게 다른 주의 미국인들은 밤에 편안히 발을 뻗고 자는가?’ 라고 덧붙였다.

원래의 계획은 800여 마일의 여행을 마치고 차를 되팔면서 누가 가장 손해를 덜 보는가를 겨루는 것이었는데, 차를 팔 장소도 없었고, 살만한 사람도 찾지 못했는가보다. 결국 그들은 그냥 차를 주민들에게 줘버리고 돌아오게 된다.

내가 직접 경험할 수 없는 비싸고 좋은 차들에 대한 시승과 평판을 가감없이 들을 수 있는 쇼이기에 최대한 빠트리지 않고 보았고, 항상 보고난 후에는 재밌는 잡지 한권을 다 읽고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번의 ‘Top Gear‘ 쇼는 비극적인 결말로 끝나는 스릴러를 한 편 읽은 느낌이다. 특히 루이지애나에 관한 화면은, 만약 BBC 가 거짓말을 하는게 아니라면 (설마??? 걔네들이?) 완전복구는 바라지도 않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도 복구가 진행중인 장면이 보일 줄 알았지 무너진 집과 폐허가된 거리가 일년이 넘게 방치되어 썩어가고 있는 모습이 아직까지 보일 줄은 몰랐다.

그게 정말로 사실이라면, 왜 이런 얘기들은 밖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는가? 그리고 미국의 언론들은 왜 이라크의 군사작전에 대해 엄청나게 들어가는 돈의 일부만이라도 루이지애나로 돌려진다면 결코 지금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서 꾸준히 보고하고 있지 않을까? 아니, 누군가는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무엇인가의 힘에 눌려서 더 알려지지 않는 것일까? 거 참 신기한 일이다.